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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의 무서운 아저씨


스타벅스에 들어왔다. 요즘들어 투썸커피가 맛있기는 하지만 인터넷이 안정적으로 접속되는 건 역시 스타벅스.

세상에, 오후 3시인데도 이렇게나 사람이 많다. 도대체 우리나라의 미취업자 인구는 얼마나 되는 것인지,
인근에 아무리 오피스가 많다 하더라도 엄연하게 주상복합이 즐비한 동네 스타버그로 서니, 살짝 놀랐다. 자리도 없고.


그 중 내 눈에 띤 사람은 조직활동가(?)로 보이는 얼굴이 넓고 덩치가 우람하시며, '민소매'를 입은 남자였다.
그는 스벅의 맨 구석에 앉아 홀로 노트북으로 무언가를 하고 계셨다. 홀로, 아무런 짐도 없이, only 노트북만 가지고.


저사람의 직업은 무엇일까? 정말로 조직의 일원일까? 도대체 이 낮시간에 여기서 뭘 하는걸까? 휴가를 나왔나?
휴가를 나오면 왜 동네 스벅에서 노트북으로 (업무로는 보이지 않음) 노닥거리고 있는 것인가?

나의  의문은 순전히 ''내가 일해야 하는 그 자리에 왜 당신이 이 시간에 앉아있냐"라는 약간의 원망이 있었음을 인정하자.
가방에 무거운 노트북과 온갖 책을 바리바리 싸들고 와서 지친 차에 스벅에 자리가 없는 것도 약간 고달펐으니말이다.
(이 좋은 날씨에)


겨우 구석에 자리를 잡은 나는 유유히 나의 할일을 하고 그렇게 한시간이 지났을까.


엄청 커다란 롱샴가방을 어깨에 맨 여자분이 딸로 보이는 4살가량의 여자아이를 데리고 나타났다.
여자아이가 참 귀여웠다. 정말 저렇게 쪼그만 애가 있을 수 있구나 라는 생각과 함께 난 분명 어렸을 때 좀더 통통했을 것 같다라는 생각을 하며, 원피스와 챙이 달린 하얀 모자를 쓴 아이는 정말 귀여웠다.
(요즘 조카가 생겨서 애기들이 이뻐보이긴하지만 역시 우리 조카는 사내아이답게 튼실)


그런데 그 아이가 갑자기 조직의 일원으로 보이는 그 남자분께 와락 안겼다....


허걱, 그 분은 저 여자아이의 아버님이셨던 것이다......

갑자기 남자분은 영어카드를 꺼내들더니 외모와는 어울리지 않는 목소리와 말투로 "이게 뭐지~?이게 무슨단어일까~?"하며
온갖 귀여운 행동을 하셨다.



그리하여 오늘의 경우는,

Don't judge by its cover.

by 슈크림 | 2010/06/10 16:27 | 일상으로의초대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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